
불황 이후에 강세장이 출현한 이유
1) 주식 가격 폭락뒤 가치투자자들의 저평가주 매수로 인한 수급 개선
2) 연준 등 세계 각국 중앙 은행들의 금리 인하
3) 기업들의 각종 비용 절감
- 금융 비용 절감, 자금 조달 비용 절감
- 단위 노동 비용(임금상승률 – 생상성 향상률)의 감소
(불황으로 인한 실업률 상승, 인금동결 및 하락, 회사의 자구책)
언론이 “고용 없는 경기 회복” 이라고 정부를 비판할 때야 말로 주식을 매수할 절호의 기회이다.
불황은 기업들의 실적을 개선시키는 전환점이 된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대할 때 두 가지 측면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최악의 수익률이 발생하는 불황에도 주식에 투자할 ‘배포’를 가져야 한다.
둘째, 주식시장은 극단적 수익률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안정적 성과보다는 ‘높은 수익률’이 발생하는 시기에 주식시장에 머무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문]
사실 경제와 시장에 관한 우리의 기억은 끔직할 정도로 형편없다.
사람들은 잊는다. 매우 많이, 매우 자주, 매우 빠르게 잊는다!
얼마 지나지 않은 일도 자주 잊는다.
이 때문에 투자에서 실수를 저지른다. 터무니없는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
우리는 사건, 원인, 결과, 심지어 기분까지도 잊는다.
이렇게 잊는 탓에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만 외골수로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근시안 행태다. 우리는 우리가 접하는 것이 새롭고 독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그 대부분이 과거에 이미 똑같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통을 잊는 습성은 생존 본능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교훈마저 잊는다. 그러나 시장은 잊지 않는다. 사실 역사가 똑같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강세장과 약세장은 각각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해도 사람의 행동은 바뀌지 않는다. 바뀌더라도 뒤늦게 조금 바뀔 뿐이다.
투자자는 탐욕과 공포에 휩쓸려 실패하고 나서 ‘탐욕과 공포에 휩쓸리면 실패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또다시 탐욕과 공포에 압도당한다. ‘더 강하게 느껴지는’ 탐욕과 공포가 과거에 얻은 교훈을 잊게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투자는 확신 게임이 아니라 확률 게임이다.
기억력이 나쁜 사람이라면 실적을 개선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자신의 기억력이 나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역사를 바탕으로 확률을 추론하려고 노력한다면, 예측력이 향상되면서 실패율이 감소할 것이다.
역사가 말해주는 바는 명확하다. 약세장과 경기 침체 기간이 겹치면, 경기 침체가 끝나기 전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2010년 11월 4일 나는 <포브스> 칼럼 기고문에 ‘속임수에 넘어가지 마라 Don’t be Distracted by Monkey Business’ 에 다음 내용을 포함했다.
“대부분 비관론자는 과도한 부채 탓에 파국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낙관론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난가을 이후 비관적인 전망들은 하나씩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비관론자들은 과도한 부채가 문제라는 주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부채 비관론자들은 스타일도 다양하다. 부동산시장 붕괴를 주장하기도 하고 금융위기를 주장하기도 한다. 이 둘을 연결해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은행들이 파산해 대혼란이 온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출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지 못해서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세련된 척하는 사람들이 즐겨 내세우는 더블딥 침체론도 있다.”
그런데 이 글은 2010년 11월에 쓴 것이 아니다. 내가 1991년 8월 5일에 쓴 <포브스> 칼럼 ‘멍청한 비관론자들 Dumb Bears’에서 가져온 글이다.
그러나 거의 20년이 지난 2010년 11월 4일 아침에 쓴 글처럼 읽힌다!
▶ 왕개미 : 11년이 지난 오늘 보아도 오늘 아침에 쓴 글처럼 읽힌다ㅋㅋ
사람들은 여전히 똑같은 문제로 애를 태운다. 부채, 신용위기, 주택 가격 하락, 은행 부실화, 빈털터리 소비자들. 1991년에도 애를 태웠던 문제들이다. 했던 고민을 또 한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재잘대기만 하는 원숭이들이다. 내가 그 글을 쓴 이후, 다음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 세계를 종말로 이끄는 대전쟁
- 미국의 붕괴
- 세계의 종말
- S&P 500이 제로로 추락.
대신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 세계 경제가 10년동안 활기차게 성장
- 역사적인 대형 강세장
- 미국이 세계 경제 성장과 강세장을 주도
‘이번에는 다르다’ 라고 믿는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번에 다른 일이 벌어지려면 인간의 본성에서 이윤 동기가 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윤 동기 덕분에 생명을 구하는 약과 의료장비가 개발되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갈수록 강력해지며 주택은 더 쾌적해진다. 이윤 동기가 주는 혜택은 끝이 없다.
우리는 난관에 부딪히면 결국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아낸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을 포기한 채 참담한 미래를 기다린다.
[경기상황 vs 회사 및 고용시장 상황]
A. 불황시작 | 회사 비용절감 시작
B. 불황지속 |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해고 증가(실업률 증가)
C. 불황정점 | 적자폭 증가가 어느순간 멈추고 감소하기 시작하며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D. 불황개선 | 이익률 개선이 개선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용은 없으며 실업률은 계속 증가한다.
E. 경기개선 |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지만 빈 곳간을 채우느라 고용은 없다. (CEO는 일단 지켜보고 고용할 생각으로 비정규직을 먼저 채용 한다)
F. 경기활황 | 매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인력부족으로 정규칙 채용을 시작한다.
“고용없는 회복”이란 뉴스가 나올때는 C~D 수준의 시기이며 이 때가 저가 매수의 적기이다.
E 단계에 이르러서는 “고용 증가, 양질의 일자리는 감소”라는 뉴스가 나온다.
“불황 종료” 라는 뉴스는 F 시점이 지나서야 나오며 이 때는 이미 고수익을 얻기엔 늦었거나 강세장을 빈손으로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실업률은 경기 침제 직전이나 직후부터 증가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그러나 지금까지 경제사를 통틀어 실업률은 경기 침제가 끝난 뒤에도 예외 없이 계속 상승했다.
실업률이 증가할 때 회사가 고용을 해주길 바라는 사람은 정치인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CEO들은 A~F 단계와 같이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C시점(실업률이 정점을 찍기 전)과 D시점(실업률이 정점을 찍을 때) 주식을 매수하고 12개월을 지켜본다면, 수익률은 서로 비슷하거나 C가 초과 수익률을 보여준다.
장기 성장 투자자라면 손익분기점, 고점, 특정 지수대 등 자의적인 기준에 집착해서도 안 되고 지난주, 지난달, 지난해 주가 흐름에 주목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전략이 장기 성장 투자에 타장한지에 주목해야 한다.
약세장 기간에는 시장에서 빠져나왔다가 정확히 바닥 시점에 다시 들어가고 싶다면, 그러한 생각을 접기 바란다. 시장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닥에서 무섭게 급등하므로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강세장 전반의 수익률은 평균보다 높아서, V자 반등을 놓치더라도 약세장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사실은 기억하기 바란다.
강세장 수익률이 원래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으면 어떤 점이 유리할까? 강세장에 흔히 쏟아지는 “상승세가 지나치게 크고 빠르다”라는 말에 현혹당하지 않게 된다.
▶ 강세장에서 극단적인 수익률은 정상적인 모습이다. 고소공포증때문에 너무 일찍 매도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야아 한다.
[비중 조절은 대개 소용이 없다.]
장기 성장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손실이다. 15% 수익 기회를 놓쳤다고 가정하자. 이 기회 손실을 만회하려면 이후 15년 동안 비용 차감 후 초과수익률 연 1%를 달성해야 한다
주식의 비중을 줄이려면 당신의 예측이 아주 정확하게 적중해야 한다. 예측이 적중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게다가 거래 비용과 세금까지 고려하면 비중 조절은 그다지 실속이 없다. 게다가 이후 절호의 진입 시점을 놓친다면 미래 수익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 비중 조절은 대개 소용이 없다.
[시장은 모욕의 달인이다.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를 동시에 모욕하기엔 횡보가 최고이다.]
쉬는 기간을 이용하면 낙관론자, 비관론자를 한꺼번에 모욕할 수 있으므로 이는 모욕의 달인에게 만족스러운 방법이다.
게다가 이 무렵에는 펀더멘털이 대체로 양호하므로 투자자들은 더 좌절하게 된다.
경기 지표를 보면 수익률이 평균 수준일 이유가 없다. 경제 성장세가 양호하다. 하지만 경제 성장세가 양호하거나 매우 강할 때도 평균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 사람들은 이 사실도 쉽게 잊는다.
▶일반적으로 쉬는 기간은 심리가 현실을 따라잡은 이후 나타난다.
강세장 초기에는 심리가 현실과 벌어진 커다란 격차를 메우면서 주가가 대폭 상승한다.
약세장 손실로 암울해졌던 심리가 현실을 따라잡으면서 V자 반등을 주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대폭 상승한 다음에는 상황이 바뀐다.
큰 수익을 얻고나서 사람들은 장래가 그다지 어둡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도취감에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나아지면서 현실에 근접한다. 이제 심리와 현실 사이의 격차가 크지 않으므로(=기대 했던만큼 개선이 되었으므로 앞으로도 큰 폭으로 개선 될 것이라는 심리가 점차 사라짐), 주가가 동력을 상실한다.
이것이 쉬는 기간이다. 나쁘지 않은 기간이다.
쉬는기간이 끝나면 대개 주도주도 바뀐다.
예를들어 그동안 소형주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후에는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한다. 그동안 경기 순환주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강세장 초기에 소외당했던 우량주가 바통을 넘겨받는다.
이제 강세장은 끝났고 약세장이 찾아올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를 뛰어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쉬는 기간이 찾아온 것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높은 시장 수익률에 사람들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쉬는 기간 역시 정상적인 변동성의 일부다.
수익률이 평균 수준으로 드러남에 따라 사람들의 낙관론은 약해지거나 심지어 비관론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에 따라 심리와 현실 사이의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이후 강세장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동력이 축적된다.
사람들은 빈번하게 매매할 뿐 아니라 그 시점도 잘못 선택한다. 주가가 폭락하는 해에는 겁에 질려 장기 평균 수익률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험을 낮추려고 보유 주식을 대폭 줄인다. (장기 목표에서 이탈한다.) 주가가 폭등하는 해에는 탐욕과 과신에 휩쓸려 보유 주식을 늘려 위험을 높인다.(역시 장기 목표에서 이탈한다.) 그러나 이후 찾아오는 주가 하락세에 큰 손실을 본다.
이러한 행동을 수없이 되풀이한다. 결국 실적이 나빠진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실수까지 잊어버린다!
시장수익률은 변덕스럽다. 만약 시장 수익률 평균이 10~20%라고 해보자.
하락장에서는 -20% 혹은 -50%
상승장에서는 +40% 혹은 +100%까지 움직인다.
사람들은 과거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한다.
시장 수익률이 평균과 다르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시장 수익률은 변동성이 크다. 이것이 정상적인 모습이다.
이것만 기억해도 일반 펀드 투자자들보다 좋은 실적을 얻을 수 있다.
변동성은 변동성일 뿐이다.
어떤 해에는 시장 변동성이 평균보다 매우 높다.
다른 해에는 평균보다 한참 낮다.
평균은 평균이고 그 안에 담긴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는 별개의 문제다.
▶ 변동성 보다는 회사에 이상이 없는지 추적하며 집중하는 편이 낫다.
▶ 회사는 좋아지는데 변동성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면 낙관적인 마인드로 매수기회로 보는 편이 낫다.
▶ 만약 미래에 박스피가 지속 될것이라면 회사 펀더멘탈 대비 주가가 충분히 하락할때 매수를 지속하고, 누적이 된다면 큰 초과수익을 낼 수 있을것이다.
[변동성은 확대되지 않는다.]
1932년 미국 사상 최악의 약세장 바닥을 포함한 해, 변동성의 표준편차는 65.24% 였다. 월간 수익률이 심하게 변동했다. 그렇다면 주가는 크게 떨어졌을 듯한데, 맞을까? 틀렸다. 그해 주가는 단지 8.41% 하락 했다.
훌륭한 주가는 아니었지만 시장이 망한 것도 아니었다.
하강을 마친 롤러코스터가 종착지로 돌아가는 상황일 뿐이었다.
1933년엔 53.8% 하락, 54.4% 급등. 그해 주가는 26.5% 상승했다.
장기 예측이 어려운 것처럼, 현재 뜨거운 자산이 언제 차갑게 식을지에 대한 예측도 어렵다. 왜 그럴까? 어떤 자산이 시장을 오랫동안 주도했어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가 ‘그동안’ 뜨거웠다고 해서 앞으로 ‘반드시’ 식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어느 자산에 대한 투자 의사 결정에서 그 자산의 가격이 오랫동안 달아올랐다는 것은 매매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다른 펀더멘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역사가 알려주는 타이밍]
주식의 장기 수익률이 채권, 현금, 부동산, 금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은가?
아주 높다. 역사적 선례, 금융 이론, 사업의 펀더멘털이 모두 그러하리라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그러나 주식이라는 넓은 범주의 자산 안에서 한정된 범주에 장기 투자를 한다면, 어떤 기간에는 초과수익률을 올리는가하면 다른 기간에는 (가끔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도 있다.
이것이 장기의 특성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약세장 바닥을 벗어나는 시기에는 소형주가 좋은 투자 대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약세장 바닥의 타이밍을 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타이밍을 알아채는 것이 가능하다면 굳이 소형주로 범주를 좁힐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약세장 끝 무렵과 새로운 강세장 초기에는 대개 소형주가 초과수익률을 올린다.
여기에는 다른 측면이 있는데, 강세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투자자들이 대형주를 보유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강세장이 진행될수록 강해진다. 물론 어떤 강세장이 초기인지 아니면 성숙기인지는 역사를 살펴보아도 알 수 없다. 강세장의 기간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에 소형주를 보유하다가 강세장이 진행된 다음에 대형주를 보유하는 투자 경향은 역사적으로 선례가 많다.
역사 그리고 펀더멘틀을 돌아보면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질 때, 즉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격차가 좁아질 때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반대 상황이면, 즉 이전보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면 가치주가 대개 성장주보다 더 괜찮은 수익률을 보인다.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다는 것은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스프레드가 커진다는 것이고 이 경우 은행은 대출로 더 많은 이윤을 올릴 수 있다.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잠재 이윤도 커지기 때문에 은행은 더 빌려주려고 한다. 은행의 대출 성향이 강해지면 가치주가 수혜를 본다. 가치주 기업은 대개 주식 발행보다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자본을 더 조달하는 것은 성장해서 이윤을 늘리기 위해서다. 가치주 기업은 이것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