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자동차인가 디바이스인가
애플이 아이맥과 아이팟터치를 거쳐 지금의 맥,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1)감성 그리고 2) iOS 생태계 라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 요소는 IT디바이스가 단순 성능을 떠나 소비자에게 ‘애플’ 이냐 아니냐를 따지게 할 만큼의 충성도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랜기간 애플에게 경제적 해자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지금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라는 거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BMW도 차와 관련된 서비스와 편의 기능들이 구독형 및 구매형으로 판매하고 있다.
애플카플레이도 40만원에 판매했었고(울며 겨자먹기로 사야했다) 원격 시동 기능은 40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라운지 서비스 및 맵 업데이트는 구독형으로 판매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테슬라의 최고 장점인 오토파일럿 기능을 쓰려면 돈을 내고 구매해야한다.
즉 S/W 업데이트를 통한 차량의 기능이 개선 되는 것이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테슬라만의 콕핏 시스템 레이아웃 커스토마이징, 인포테인먼트 컨텐츠, 엠비언트라이트, EQ 셋팅 등 새로운 경험을 위한 기능들이 구독형 또는 마켓을 통해 제공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즉, 테슬라의 감성, 테슬라가 주는 경험 그리고 그 기반이 되는 테슬라의 운영체제와 어플리케이션들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고 애플카의 전기차 시장 참여는 이를 더욱 가속화 시킬것이다.
아직까진 전기차가 단순히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자동차로서의 입지가 강하다면 애플이 애플카 시제품을 내놓는 순간 전기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할 것이다.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감성과 테슬라/애플카용 마켓의 어플들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
퍼포먼스의 경우 전기차로 인해 이미 슈퍼카와 일반 차량의 경계가 무너졌다.
결국 모토롤라/노키아/블랙베리/소니 등의 몰락과 동시에 애플/삼성/샤오미 등의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모바일 생태계 처럼 테슬라와 애플이 자동차 시장의 점유율을 과점 하게 될 날도 몇 년 남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너도나도 차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신기술을 접하는 시대가 오면 과연 누가 지금 형태의 차를 사려고 할까?
직접 노동력을 제공해서 이동지로 이동하는데 목적이 있는 사람들 외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은 기름으로 달렸던 자동차를 신기하게 바라볼 것이고 아빠가 직접 운전해서 그 먼 거리를 다닌 것과 고작 음악과 라디오를 듣는게 사실상 인포테인먼트의 전부였다는 사실을 놀라워 할 것이다.



8인치 웨이퍼의 부활 – DB하이텍
반도체는 PC → IT, MOBILE 을 거치며 21세기의 쌀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그 수요가 폭증했다.
지금 당장 시황이 안좋긴 해도 꾸준히 포트폴리오에 없어선 안될 섹터라 생각한다.
PC와 IT/모바일의 특징은 초미세공정과 소형화가 필요하며 교체주기가 짧아 대량생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12인치 웨이퍼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12인치 웨이퍼는 크기가 큰 만큼 초미세공정에서 소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시작하면서부터 다시 구형(?) 8인치 웨이퍼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8인치 웨이퍼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얼마 전까지만해도 찬밥신세를 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얼마전 인텔이 8인치 파운드리 기반 회사인 ‘타워’를 54억 달러에 인수했다.
타워의 시총은 36억 달러이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까지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전기자동차에는 기존 차량보다 더욱 많은 반도체가 들어간다. 그 말은 제어하고 모니터링 해야 할 대상도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 대상이 되는 것들을 알아두면 이 역시 투자의 힌트가 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반도체이다.
현재 자동차에는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탑재되고 있고 전기차에는 10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이 탑재될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다.
그 많은 반도체는 누가 찍어내게 될까?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8인치 웨이퍼 기반 시설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 도입해야할까?

아니다. 간단하게 M&A를 통해 과거부터 차량용 반도체를 찍어내온 회사를 인수하는 편이 가장 나을 것이다.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경우 교체주기가 길고 내구성 등의 진입장벽이 높은반면 수익성은 비교적 낮다는 특징이 있고 이미 감가상각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수요 급증으로 인해 가동률이 거의 100%에 달하다 보니 현실적으로는 파운드리 M&A를 통한 대응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므로 SK하이닉스, 인텔이 8인치 웨이퍼 사업에 대한 투자를 기업 M&A를 통해 진행했을것이라 본다.
이런 관점으로 공장 가동률 99%의 DB하이텍은 아직 저렴해 보인다.
’22년 OP 기준 PER 5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 그리고 시총 2배 이상의 몸값으로 매각될 가능성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