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멈춤 (전량 매도)

코스피가 2750선까지 반등했다.

3월 FOMC를 통해 비둘기도 아니고 매도 아닌 파월의 입장을 확인했다.
오늘의 분위기는 아주 좋아 보인다.
– 전쟁으로 인해 시장에서 예측했던 25bp 금리 인상이 그대로 반영되었고 불확실성이 조금 걷혔다.
– 파월의 말 처럼 미국 고용시장이 견고하다는 지표가 나왔다.
– 유가도 배럴당 150$까지 갈 것이란 흉흉한 예측까지 나왔지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 유럽-러시아간 에너지 제재가 최악의 상황으로까진 가지 않음으로써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듯 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손실중인 네이버와 미국 주식을 제외한 모든 종목을 매도했다.


[’21년 12월과 ’22년 1월 상황 복기]

5월 FOMC를 약 한 달 앞두고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시장을 복기 해보았다.
작년 11월에 코스피 2700이 무너지는 조정장이 있었는데 뭐 때문이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그러곤 12월에 바로 반등하며 다시 수익률이 회복되었었고 연말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반등장세 속에서 시장은 낙관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있었다.

그러나 2022년 1월이 되자 시장의 심리가 한 순간에 급변했다.

원인은 아래와 같다.

  1. 공급망 정체 지속
  2. 인플레이션 우려 (물가 상승)
  3. 시장금리 급등
  4. 금리 인상과 관련된 연준의 매파적인 발언들 및 긴축 시사
  5.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려

12월에는 미국 장기채 금리가 오히려 떨어졌었는데, 1월 부터 국채금리가 오르며 투자심리를 박살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1월부터 국채 3년물, 10년물, 그리고 회사채 3년물이 다 같이 우상향중이다.

1월부터 오늘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이렇다.
1번 ~ 4번까지는 2021년에 이미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었다.
작년에 이미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 일시적이란말 취소!” 하면서 태세전환을 하고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낸 이후였기 때문에 ’21년에 이 모든게 시장에 반영이 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1월이 되자 약속이나 한 듯 외인과 기관들은 엄청난 금액을 매도하며 시장을 박살냈는가 하는 의문이다.

시장은 이를 두고 회색 코뿔소라는 애매모호한 답을 내놓았다.
다가오는 위험을 알고 있지만 과소평가된 위험이라고 한다.


[회색 코뿔소는 아직 있다]

지난주부터 내 비중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LX세미콘과 LG디스플레이의 양전과 수익전환을 통해 다시 작년 수익을 회복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1. 거시적인 환경에 대한 생각

1월에 시장을 덮친 악재들 중 해결된 것이 있는가?
– 공급망 정체는 아직까지 진행 중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공급망 정체 가중 (에너지/식품/특수가스 등)
– 인플레이션 또한 완화되지 않았으며 에너지 / 곡물 / 광물 전반적으로 더욱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가중 우려
– 물류 비용은 1~2월 반등하여 상승하다가 지금은 ’21년 4분기 수준 유지 중으로 아직까지 비정상적인 고비용 유발
– 시장금리는 지속 상승중
– 다만, 3월 FOMC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불확실성 해소 (25bp 인상 및 금리 인상 횟수, 긴축 방향 등)

5월 FOMC를 앞두고 마주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가?
– 금리 25bp 인상이냐 50bp 인상이냐?
–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는 어느정도이며 어떻게 할 것인가? 자연축소? 아니면 MSB 매도를 통한 인위적인 축소?
–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있어 지금 수준의 스탠스를 유지할 것인지 더욱 매파적인 태도를 취할것인지?
– 시장에서 이러한 것들을 모두 받아 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2. 기업 실적에 대한 생각

  • 달러/원 상승으로 인한 환손실 발생
  • 파생상품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장부상 손실 발생
  • 물류비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 원자재 비용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융 비용 증가 및 레버리지 축소

5월 FOMC를 앞두고 4월부터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기업 실적 발표가 시작될 것이다.
지난 4분기의 성적표를 보면 성장주로 점찍어뒀던 기업들의 성적표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1분기는 더욱 심해지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P,Q가 동시에 증가하며 절대적인 금액 측면에서 성장하는 기업들은 나오겠지만, 한국 제조업 수출기업의 특성상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더군다나 작년 실적이 너무 좋았던 제조업들이라 역기저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잠깐 멈춤]

4월물 코스피2000 선물 옵션의 포지션을 참고해보면 다음달은 2800 ~ 2850과 2550 ~ 2630 사이의 전쟁일듯 하다.
상방은 개미들의 베팅이 많았다.

오늘 코스피 시장에서 외인은 5,500억 기관은 1,200억이 넘는 금액을 각각 매도 했다. 오늘은 개미가 시장을 떠받친것이다.
나도 따라 매도하며 모두가 박수치는 분위기임에도 하락장에 베팅했다.

코스피200 선물 인버스 1만주 정도 주문을 넣을까하고 매수창에 수량 10,000을 입력했다가 그냥 꺼버렸다.


[매도 이후]

나의 주종목이었던 LX세미콘 / LG디스플레이 / 솔루엠 모두 지금 외인과 기관 수급이 좋다.
다 팔고나니 지금 분위기에 미친짓인가 생각도 들고…
LX세미콘, LG디스플레이을 제외하곤 나머지 주식들의 비중이 얼마 안되고 수익금도 적어 별 의미가 없긴 했지만 거의 반년간 애지중지하며 살펴보던 기업들의 주주가 아니라는 사실이 뭔가 좀 공허하게 다가온다.

다음 FOMC가 열리는 5월 초 까지는 한 달 남짓한 시간이 남아있다.

당분간 오르든 내리든 시장을 관망해볼 생각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매수하고 싶은 회사를 찾고, 그 사이 책도 많이 읽으며 다시 기초부터 정립해나가는 시간을 좀 가져야겠다.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하락장에서 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수익률을 극대화 시킬것이고, 틀렸더라도 배만 조금 아플 뿐 내 돈은 통장에 그대로 있을 것이다.

아래는 올해 1월에 세운 나름의 원칙이다. 지금까지 잘 지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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