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공부하다 보면 처음엔 년 수 백억대 매출, 적자나 소폭 흑자로 시작해서 수 천억 매출, 수 백억 영업이익이나 심지어 조 단위 매출과 천 억 단위 영업어익을 올리는 기업들을 보게 된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시가총액도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멀티플의 마법 때문이다.
보통은 그러다가 결국 정체기가 온다. 시가총액은 몇년 전 수준으로 다시 줄어든다.
기업의 지속성장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일정 기간을 두고 그 기간내에서의 지속성장은 가능 할지도 모르지만 알 수 없는 먼 미래까지 지속성장이 가능할까?
보통의 기업이라면 거시 경제의 경향이나 경쟁자의 출현 등으로 경쟁력을 점점 잃어가고 수 년내 성장 동력이 다해 적자와 턴어라운드를 반복하는 흔한 기업이 되어버린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로 지속성장 하는 기업은 찾기가 어려우며 경기 시황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모습을 보인다.
끊임없이 혁신하며 지속성장 해온 기업은 전세계를 통뜰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전 세계의 기업수를 생각해보았을때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거의 틀린 말이 아니다.

작년엔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몰리는 해였기도 했지만, 넷플릭스의 컨텐츠가 세계적으로 떡상하며 급성장했다.
2021년 10월엔 PER 197배라는 기염을 토해내었다.
세계 No.1 OTT라면 멀티플을 197배나 받을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가치투자자 / 장기투자자라면 이때 매도를 했을까? 어려웠을 것이다..
아무리 토나오게 고평가 되었다고 해도 테슬라, 아마존과 같은 탑티어 기업들의 좋은 선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2017년에도 per이 250 수준이었고 고평가 논란이 줄곧 있었지만 수익으로 per을 낮추고 성장성을 증명해보이면서 주가는 뭐.. 엄청나게 올랐다.

넷플릭스에겐 터질것이 결국 터졌다.
성장이 점점 둔화되다가 멈춘것이다.
이는 넷플릭스만의 해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
넷플릭스를 해지하고 다른 플랫폼이든 뭐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체재가 많다는 말이다.
주가는 700달러에서 200달러로 폭락했다.
멀티플이 부리는 마법은 주가를 말도 안되게 올려놓을 수도, 한 순간에 지하실까지 끌고 내려갈 수도 있다.

사실 넷플릭스의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주당 순이익은 서프라이즈, 수익은 컨센서스보다 1% 가량 낮았지만 부합했다.

어쨋든 넷플릭스는 이제 가치주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PER 200배 수준의 넷플릭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기지 않는한 이제 PER 30~40수준 혹은 15~30 수준에 머무르게 될지도 모른다.
고평가 성장주는 조심해야한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좋고 핫해도 절대 사지 않는 이유도 현재 100이 넘는 per이 아마존처럼 될 지, 넷플릭스 처럼 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배터리 공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며 양극재의 3원소는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절대적 다수의 기업에게 영원한 성장이란 불가능하고 언젠간 성장세가 꺾이며 그 순간 주가는 추락한다.
부자가 될 기업을 사지 않고 이미 부자가 된 기업을 사려고 주식판에 기웃거리는 것은 어쩌면 의미가 없는 헛짓거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